변호사 칼럼 · 2026. 11. 3.

성범죄 경찰조사, 첫 출석 전에 알아야 할 절차와 진술

성범죄 경찰조사는 출석요구, 진술거부권 고지, 변호인 참여, 조서 열람, 휴대전화 압수 순으로 진행된다. 첫 조사 전 확인할 권리와 진술 준비를 정리한다.

사진 9kb, CC0(Openverse)

성범죄 경찰조사는 보통 사법경찰관의 출석요구로 시작해 피의자신문, 조서 열람과 서명, 필요하면 휴대전화 등 증거 압수로 이어진다. 조사 전에는 진술을 거부할 권리와 변호인을 참여시킬 권리가 있다는 고지를 받고, 조사가 끝나면 조서를 읽고 고칠 부분을 요구할 수 있다. 첫 조사에서 한 진술은 이후 절차 내내 기준점이 되므로, 출석 전에 사건 경과와 자료를 정리하는 것이 가장 중요하다.

성범죄 사건은 목격자나 물증이 적고 당사자 진술이 핵심 증거가 되는 경우가 많다. 그래서 첫 조사에서 무엇을 어떻게 말했는지가 사건의 방향을 좌우한다. 피의자로 조사받는 사람과 피해를 신고한 사람이 각각 알아야 할 절차를 묻는 순서대로 정리한다.

1. 출석요구를 받으면 어떻게 진행되나

가. 출석요구와 일정 조정

형사소송법 제200조는 사법경찰관이 수사에 필요할 때 피의자의 출석을 요구해 진술을 들을 수 있다고 정한다. 출석요구는 전화나 문자로 오는 경우가 많다. 당황해서 그 자리에서 사건 이야기를 하기보다, 어떤 혐의로 누가 고소했는지 정도를 확인하고 출석 날짜를 조율하는 것이 좋다. 변호인을 선임할 시간이 필요하다면 그 사정을 말하고 일정을 미룰 수 있다. 다만 정당한 이유 없이 계속 응하지 않으면 체포영장이 청구될 수 있다.

나. 조사 당일의 순서

조사는 인적 사항 확인, 권리 고지, 사건 경위 신문, 조서 열람 순으로 진행된다. 사건에 따라 몇 시간이 걸리고, 한 번에 끝나지 않을 수도 있다. 고소인 진술과 맞지 않는 부분이 있으면 다시 불려 가 추가 조사를 받거나, 고소인과 진술을 맞춰 보는 절차가 이어지기도 한다. 조사 중 너무 지치거나 몸이 좋지 않다면 휴식을 요청할 수 있고, 무리하게 이어 가기보다 다음 날짜를 잡는 편이 정확한 진술에 도움이 된다. 조사 시작과 종료 시각, 휴식 여부는 나중에 조서의 신빙성을 따질 때 확인되는 사항이므로 기억해 두는 것이 좋다.

2. 조사실에서 행사할 수 있는 권리는

가. 진술거부권과 변호인 참여

형사소송법 제244조의3은 사법경찰관이 신문 전에 일체의 진술 또는 개개의 질문에 대한 진술을 하지 않을 수 있고, 진술하지 않아도 불이익이 없으며, 변호인의 조력을 받을 수 있다는 점을 알려야 한다고 정한다. 제243조의2에 따라 변호인은 신문에 참여해 부당한 신문 방법에 이의를 제기하고 신문 뒤 의견을 진술할 수 있다. 기억이 분명하지 않은 부분은 추측으로 채우지 말고 기억나지 않는다고 말하는 것이 낫다.

나. 조서는 읽고 고친 뒤 서명한다

제244조는 피의자에게 조서를 열람하게 하고, 진술과 다르게 적힌 부분에 대해 증감이나 변경을 청구할 수 있게 한다. 피곤하다고 대충 넘기면 내가 하지 않은 말이 내 진술로 남는다. 단어 하나, 시간 하나도 다르면 고쳐 달라고 해야 한다.

3. 휴대전화를 내라고 하면

가. 임의제출과 압수영장

성범죄 수사에서는 메시지, 사진, 위치 기록 때문에 휴대전화 제출을 요구받는 일이 많다. 임의제출은 말 그대로 본인의 선택이고, 제출 범위를 사건과 관련된 정보로 한정해 달라고 요청할 수 있다. 영장이 있다면 영장에 적힌 범위 안에서 압수가 이뤄져야 한다.

나. 포렌식 과정에 참여할 권리

대법원은 휴대전화 전자정보를 수사기관 사무실로 옮겨 탐색하는 과정에서도 참여권을 보장해야 한다고 본다.

대법원 2025. 4. 24. 선고 2024도19106 판결

전자정보 복제본을 수사기관 사무실 등으로 옮겨 탐색·출력할 때도 피압수자나 변호인에게 참여 기회를 보장해야 하고, 변호인의 참여권은 피압수자 보호를 위한 고유권이므로 피압수자의 참여 여부와 별도로 변호인에게도 참여 기회를 보장해야 한다.

이 판결은 사안의 구체적 사정에 따라 결국 증거능력을 인정했지만, 참여권이 형식적 절차가 아니라는 점을 분명히 했다. 포렌식 일정 통지를 받으면 본인이나 변호인이 참여해 사건과 무관한 정보까지 열람되지 않는지 확인하는 것이 좋다.

4. 진술 전에 무엇을 정리해야 하나

가. 피의자로 조사받는다면

상대방과 처음 만난 경위, 당일의 시간 순서, 주고받은 메시지를 시간표로 정리해 둔다. 대화 기록은 지우지 말고 그대로 보존해야 한다. 기록 삭제는 증거인멸로 의심받는 지름길이다. 상대방에게 직접 연락해 합의를 시도하거나 사정을 설명하는 것도 피해야 한다. 피해자에 대한 접촉은 2차 피해나 보복 의심으로 이어질 수 있다.

나. 피해를 신고한 사람이라면

피해 직후의 메시지, 병원 진료 기록, 당시 누군가에게 털어놓은 대화가 중요한 자료가 된다. 진술은 기억나는 만큼만 하고, 기억이 다시 떠오르면 추가 진술로 보완할 수 있다. 조사 과정에서 불편함이 있다면 신뢰하는 사람의 동석이나 변호사 조력을 요청할 수 있다.

5. 맺음말

성범죄 사건에서 경찰조사는 사건의 첫 장을 쓰는 일이다. 결과를 장담할 수 있는 조사는 없지만, 권리를 알고 기록을 정리한 채 들어가는 것과 그렇지 않은 것의 차이는 크다. 첫 진술은 다시 쓰기 어렵다는 점을 기억하고, 조사실에 들어가기 전에 준비부터 해야 한다.

(대온 법률사무소 신동우 대표변호사)

이 칼럼은 2026. 11. 3. 기준 법령과 판례로 쓴 일반적인 법률 정보이며, 개별 사건에 대한 법률 자문이 아닙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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글쓴이 신동우 대표변호사

법학박사 · 대한변호사협회 등록 형사전문변호사·이혼전문변호사 · 대온 법률사무소 대표변호사. 사건을 상담부터 판결까지 직접 맡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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글 신동우 대표변호사 · 2026. 11. 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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