변호사 칼럼 · 2026. 11. 2.

성범죄 무혐의, 불송치·혐의없음 처분이 나오는 기준

성범죄 사건의 무혐의는 피해자 진술만으로 혐의를 인정하기 어려울 때 나온다. 2026년 10월 개정 형사소송법의 불송치 절차와 진술 신빙성 판단 기준을 정리했다.

성범죄 무혐의는 피해자 진술과 객관적 정황을 함께 보았을 때 범죄 혐의를 인정할 증거가 부족한 경우에 나온다. 경찰 단계에서는 사건을 검사에게 송치하지 않고 기록을 보내는 불송치로, 검사 단계에서는 혐의없음 불기소로 끝난다. 결과를 좌우하는 것은 진술의 일관성, 객관 증거와의 정합성, 고의를 뒷받침할 정황이다.

성범죄는 목격자나 영상 없이 당사자 두 사람의 진술만 남는 경우가 많다. 그래서 억울하다는 사람도, 피해를 호소하는 사람도 수사가 어떤 기준으로 흘러가는지 궁금해한다. 2026년 10월 2일 개정 형사소송법이 시행되면서 경찰 수사 종결 절차도 일부 바뀌었다.

1. 성범죄 무혐의는 어느 단계에서 나오나

가. 경찰의 불송치

형사소송법 제245조의5 제1항은 사법경찰관이 범죄 혐의가 있다고 인정하면 사건을 검사에게 송치하고, 그 밖의 경우에는 이유를 적은 서면과 관계 서류·증거물을 검사에게 보내도록 한다. 검사는 90일 안에 이를 돌려줘야 한다. 경찰은 보낸 날부터 7일 안에 고소인에게 송치하지 않는 취지와 이유를 서면으로 알려야 한다(제245조의6).

나. 검사의 재수사요구와 고소인의 이의신청

검사는 불송치가 위법하거나 부당하면 재수사를 요구할 수 있고, 개정법은 그 기한을 원칙적으로 기록을 받은 날부터 3개월로 정했다(제245조의8). 고소인은 통지를 받은 날부터 3개월 안에 이의신청을 할 수 있고, 이의신청이 있으면 경찰은 사건을 검사에게 송치해야 한다(제245조의7). 불송치 결정이 나왔다고 사건이 바로 끝나는 것은 아니라는 뜻이다.

2. 무혐의를 가르는 판단 기준

가. 피해자 진술의 신빙성

수사기관과 법원은 피해자 진술이 처음부터 일관되는지, 구체적인지, 메시지나 위치 기록 같은 객관 자료와 맞는지를 본다. 피해자가 처한 특별한 사정을 고려해야 한다는 성인지 관점이 적용되지만, 그것이 진술을 무조건 믿으라는 뜻은 아니다.

대법원 2024. 1. 4. 선고 2023도13081 판결

성인지적 관점을 유지하더라도 피해자 진술만이 사실상 유일한 증거인 경우 진술의 합리성과 객관적 정황에 비추어 합리적 의심이 남는다면 피고인의 이익으로 판단해야 하며, 추행의 고의는 간접사실을 종합해 증명해야 한다고 보아 유죄 원심을 파기했다.

나. 고의와 행위의 성격

신체 접촉이 있었다는 사실과 추행의 고의는 별개로 증명돼야 한다. 혼잡한 곳에서의 우연한 접촉, 서로의 관계와 앞뒤 대화, 접촉 뒤의 행동이 고의 판단의 자료가 된다.

위 판결 사안에서도 피고인은 지하철에서 옆자리 승객의 팔에 자기 팔을 비볐고, 승객이 자리를 옮기자 다시 옆으로 따라갔다. 겉으로는 의심스러운 행동이었지만, 대법원은 피고인의 자폐성 장애와 평소 행동 양식을 전문가 의견 등을 통해 구체적으로 심리하지 않은 채 고의를 단정해서는 안 된다고 했다. 행동이 이례적이라는 이유만으로 고의를 추단할 수 없다는 것이다. 수사 단계에서도 같은 원칙이 적용된다.

다. 객관 증거와 맞지 않는 진술

진술 자체가 구체적이어도 CCTV, 위치 기록, 메시지와 어긋나면 신빙성이 흔들린다. 반대로 피해자 진술이 객관 증거와 맞아떨어지면 피의자의 부인만으로 혐의를 벗기는 어렵다.

3. 혐의를 받는 사람이 할 일

가. 첫 조사 전에 자료부터

메시지, 통화 기록, 결제 내역, 이동 경로, 함께 있던 사람의 연락처를 시간순으로 정리한다. 상대방과 직접 연락해 해명하거나 합의를 시도하는 것은 2차 가해나 증거인멸 의심으로 번질 수 있어 피해야 한다.

나. 진술은 일관되게

기억나지 않는 부분은 추측으로 채우지 말고 모른다고 말하는 것이 낫다. 조사 때 변호인의 참여를 요청할 수 있고, 조서에 적힌 내용이 말한 취지와 다르면 서명 전에 고쳐 달라고 해야 한다.

특히 술자리 뒤 벌어진 사건이라면 당시 얼마나 마셨는지, 상대방이 어떤 상태였는지에 대한 진술이 쟁점이 된다. 상대방이 스스로 걸어서 이동했는지, 택시를 부르거나 메시지를 보냈는지 같은 사실은 기억보다 기록으로 확인되는 경우가 많다. 결제 내역, 택시 호출 기록, 건물 출입 기록을 미리 확보해 두면 진술의 빈틈을 메울 수 있다.

불리해 보이는 사실을 숨기려 하다가 나중에 객관 자료로 드러나면 다른 진술 전체가 의심받는다. 인정할 사실은 인정하고, 다툴 부분을 분명히 하는 것이 오히려 무혐의에 가까워지는 길이다.

4. 피해를 호소하는 쪽에서 알아 둘 것

가. 기록이 진술을 지킨다

피해 직후의 메시지, 주변에 털어놓은 내용, 진료 기록은 진술의 일관성을 뒷받침하는 핵심 자료다. 시간이 지날수록 구하기 어려우므로 빨리 확보한다. 피해 장소 주변 CCTV도 보존 기간이 짧아 신고할 때 장소와 시각을 구체적으로 알려야 한다. 기억이 흐려지기 전에 겪은 일을 날짜와 함께 적어 두는 것도 도움이 된다.

나. 불송치 통지를 받았다면

통지서의 이유를 꼼꼼히 읽고, 빠진 증거나 오해된 사실이 있으면 3개월 안에 이의신청을 하면서 보충 자료를 낸다.

5. 맺으며

성범죄 수사의 결론은 누구의 말이 더 그럴듯한가가 아니라, 증거가 합리적 의심을 넘어설 만큼 쌓였는가로 정해진다. 무혐의를 바라는 쪽이든 처벌을 바라는 쪽이든 초기 자료가 결과를 좌우한다.

(대온 법률사무소 신동우 대표변호사)

이 칼럼은 2026. 11. 2. 기준 법령과 판례로 쓴 일반적인 법률 정보이며, 개별 사건에 대한 법률 자문이 아닙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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글쓴이 신동우 대표변호사

법학박사 · 대한변호사협회 등록 형사전문변호사·이혼전문변호사 · 대온 법률사무소 대표변호사. 사건을 상담부터 판결까지 직접 맡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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글 신동우 대표변호사 · 2026. 11. 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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