변호사 칼럼 · 2026. 10. 19.

불법촬영 기소유예 전력에도 경찰이 됐다, 기소유예는 '전과'가 아닌가

불법촬영으로 기소유예를 받은 사람이 경찰관이 된 뒤 딥페이크 성착취물을 만든 사건으로 본 기소유예의 의미와 결격사유, 허위영상물 처벌 규정.

사진 Retro 56, CC0(StockSnap)

지인의 얼굴을 합성한 성착취물을 만들어 퍼뜨린 혐의로 구속기소된 현직 경찰관이 경찰이 되기 전에도 불법촬영으로 처벌 직전까지 갔던 사실이 알려졌다. 보도에 따르면 이 경찰관은 2020년 9월 버스 정류장에서 휴대전화로 여성의 다리와 엉덩이 부위를 몰래 찍었다가 2021년 성폭력처벌법 위반으로 기소유예 처분을 받았다. 그리고 2023년 12월 아무런 제한 없이 경찰관으로 임용됐다.

임용 뒤에도 범행은 멈추지 않았다. 2022년부터 올해 7월까지 허위영상물 400여 개를 만들고 불법 영상물 5,600여 개를 갖고 있었던 것으로 조사됐고, 부산경찰청의 위장 수사 과정에서 덜미가 잡혔다. 그 사이 그는 세 차례 표창을 받으며 '타의 모범이 되는 경찰관'이라는 평가까지 받았다.

많은 사람이 묻는다. 성범죄를 저지르고도 어떻게 경찰이 될 수 있었느냐고. 답은 '기소유예'라는 처분의 성격에 있다.

1. 기소유예는 어떤 처분인가

가. 혐의는 있지만 재판에 넘기지 않는 것

형사소송법 제247조는 검사가 범인의 연령, 성행, 동기와 범행 후의 정황 등 형법 제51조의 사항을 참작해 공소를 제기하지 않을 수 있다고 정한다. 이것이 기소유예다. 범죄가 성립한다는 점은 인정하되, 초범이고 피해자와 합의했으며 깊이 반성한다는 사정 등을 고려해 재판에 넘기지 않는 것이다.

여기서 오해가 생긴다. 기소유예는 무죄도, 혐의없음도 아니다. 수사기관이 '범죄는 저질렀다'고 판단했다는 기록이다. 다만 법원의 유죄판결이 없으므로 형벌을 받은 것이 아니다.

나. 전과기록에는 남지 않는다

형의 실효 등에 관한 법률은 벌금 이상의 형 선고 등을 '범죄경력자료'로, 검사의 불기소처분 등을 '수사경력자료'로 나눈다. 기소유예는 불기소처분의 하나이므로 수사경력자료에 해당하고, 흔히 말하는 전과기록에는 들어가지 않는다. 성폭력처벌법 제42조의 신상정보 등록도 유죄판결이나 약식명령이 확정된 사람에게만 해당하므로, 기소유예를 받은 사람은 등록대상자가 되지 않는다.

2. 왜 경찰 임용을 막지 못했나

가. 결격사유는 '형의 선고'를 기준으로 한다

경찰공무원법 제8조 제2항은 경찰공무원이 될 수 없는 사람을 정하고 있다. 성폭력범죄와 관련해서는 성폭력처벌법 제2조의 성폭력범죄로 100만 원 이상의 벌금형을 선고받고 그 형이 확정된 후 3년이 지나지 않은 사람, 미성년자 대상 성범죄로 형이 확정된 사람 등이 결격자다. 모두 법원의 형 선고를 전제로 한다. 기소유예는 형 선고가 아니므로 결격사유에 해당하지 않았다.

나. 제도의 빈틈과 그 의미

법이 기소유예를 결격사유에서 뺀 데에는 이유가 있다. 한 번의 잘못을 뉘우친 사람에게 다시 기회를 주려는 것이 기소유예 제도의 취지이기 때문이다. 그러나 수사기관의 신뢰가 핵심인 직업, 특히 디지털 성범죄를 수사해야 하는 경찰관을 뽑을 때까지 같은 기준을 적용하는 것이 맞는지는 따져 볼 일이다. 채용 단계에서 성범죄 수사경력을 어떻게 반영할지에 대한 논의가 필요하다.

3. 이번 사건에 적용되는 처벌 규정

가. 불법촬영과 허위영상물 제작

성폭력처벌법 제14조 제1항은 성적 욕망 또는 수치심을 유발할 수 있는 사람의 신체를 의사에 반해 촬영한 사람을 7년 이하의 징역 또는 5천만 원 이하의 벌금에 처한다. 다리나 허벅지처럼 드러난 부위라도 촬영 의도와 각도, 거리에 따라 처벌 대상이 될 수 있다.

대법원 2008. 9. 25. 선고 2008도7007 판결

촬영 부위가 성적 욕망 또는 수치심을 유발할 수 있는 신체인지는 피해자와 같은 성별·연령대의 평균적인 사람의 입장에서 판단하되, 피해자의 옷차림과 노출 정도, 촬영자의 의도와 경위, 촬영 장소·각도·거리, 특정 부위의 부각 여부 등을 종합해 개별적으로 결정해야 한다(버스 옆자리 여성의 치마 아래 허벅지 촬영에 유죄 인정).

얼굴을 합성한 영상은 같은 법 제14조의2가 다룬다. 사람의 얼굴·신체·음성을 대상으로 한 영상물을 대상자의 의사에 반해 성적 욕망이나 수치심을 유발할 수 있는 형태로 편집·합성·가공하거나 이를 반포하면 7년 이하의 징역 또는 5천만 원 이하의 벌금이다. 영리 목적으로 정보통신망을 이용해 반포하면 3년 이상의 유기징역에 처한다.

나. 소지와 시청도 처벌된다

불법촬영물은 2020년부터, 허위영상물은 2024년 10월 개정으로 소지·구입·저장·시청만 해도 3년 이하의 징역 또는 3천만 원 이하의 벌금에 처하게 됐다. 직접 만들지 않고 받아 두기만 했다는 변명은 더 이상 통하지 않는다. 상습범은 형의 2분의 1까지 가중된다.

4. 지금 할 수 있는 일

가. 피해를 입었다면

합성물이 유포된 사실을 알게 되면 화면을 캡처하고 게시된 주소와 날짜, 올린 계정을 기록해 두는 것이 먼저다. 직접 삭제를 요청하기 전에 증거부터 남겨야 한다. 디지털성범죄피해자지원센터를 통해 삭제 지원을 받을 수 있고, 고소는 증거를 정리한 뒤 진행하는 것이 수사 속도를 높인다. 가해자가 아는 사람이라면 연락 내용도 지우지 말아야 한다.

나. 수사를 받게 되었다면

기소유예는 '죄는 인정되지만 봐준다'는 처분이다. 억울한 사건에서 기소유예로 끝나는 것을 다행으로만 여겨서는 안 된다. 기록에는 범죄 사실이 인정된 것으로 남기 때문이다. 촬영 부위나 고의가 다툴 만한 사안이라면 처음부터 혐의없음을 목표로 진술과 자료를 준비해야 하고, 이미 기소유예를 받았다면 헌법소원으로 그 처분의 취소를 구하는 길도 있다. 반대로 혐의를 인정할 사안이라면 기소유예는 신상정보 등록과 취업제한을 피할 수 있는 현실적인 목표가 된다.

5. 맺으며

기소유예는 한 번의 잘못에 다시 기회를 주는 제도다. 그 취지는 존중되어야 한다. 그러나 이번 사건은 그 기회가 디지털 성범죄를 수사하는 자리로 이어졌을 때 어떤 일이 생기는지 보여 준다. 처분을 받는 개인에게는 기소유예와 혐의없음의 차이를 정확히 아는 것이, 제도에는 공공의 신뢰가 필요한 직군의 검증 기준을 다시 세우는 일이 남았다.

(대온 법률사무소 신동우 대표변호사)

이 칼럼은 2026. 10. 19. 기준 법령과 판례로 쓴 일반적인 법률 정보이며, 개별 사건에 대한 법률 자문이 아닙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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